급속도로 진행된 간파열에 의한 복강 내 출혈을 동반한 HELLP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중증 전자간증 환자의 마취 경험 - 증례 보고 -

An anesthetic experience in severe preeclampsia patient suspected HELLP syndrome with an intraperitoneal hemorrhage caused by a rapidly progressed liver rupture - A case repo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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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esth Pain Med. 2018;13(4):401-404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8 October 31
doi : https://doi.org/10.17085/apm.2018.13.4.401
허현주1, 김형태2,, 이지혜1, 임소망1, 김옥현1, 이한결1
1 예수병원 마취통증의학과
1 Department of Anesthesiology and Pain Medicine, Presbyterian Medical Center, Jeonju
2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2 Department of Anesthesiology and Pain Medicine, Asan Medical Center,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Hyungtae Kim, M.D. Department of Anesthesiology and Pain Medicine, Asan Medical Center,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88 Olympic-ro 43-gil, Songpa-gu, Seoul 05505, Korea Tel: 82-2-3010-3868 Fax: 82-2-6008-2475 E-mail: ingwei2475@naver.com ORCID http://orcid.org/0000-0003-2488-9986
Received 2018 April 26; Revised 2018 June 18; Accepted 2018 June 29.

Abstract

The diagnosis of HELLP syndrome associated with preeclampsia-eclampsia during pregnancy uses three test results, including hemolysis, elevated liver enzyme, low platelets and their related clinical symptoms. Liver rupture is a life-threatening and rare complication related to HELLP syndrome. Early diagnosis and rapid treatment are very important for protecting the life of the patient and the fetus. We are reporting an anesthetic experience a sudden-onset suspicious HELLP syndrome with an intraperitoneal hemorrhage caused by a rapidly progressed liver rupture in a severe preeclampsia patient without any abnormalities during gestation.

임신 기간 중 자간전증-자간증(preeclampsia-eclampsia)에 동반하여 발생할 수 있는 HELLP 증후군의 진단은 용혈(hemolysis), 간효소 수치 증가(elevated liver enzyme), 그리고 혈소판 감소증(low platelets) 3가지 검사 결과와 관련 임상 징후로 이루어진다[1]. HELLP 증후군은 아직까지 기전이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합병증으로서 범발성 혈액응고장애(diffuse intravascular coagulopathy, DIC), 조기태반박리, 급성신부전, 폐부종, 복수, 흉수 및 간피막하 출혈이나 간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DIC나 간피막하 출혈(혈종), 간파열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2]. 그러므로 조기진단 및 빠른 처치가 환자 및 태아의 생명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저자들은 자궁 내 태아 사망으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한 임신 35주의 중증 전자간증 임산부에서 급속도로 진행된 간파열로 복강 내 출혈을 동반한 HELLP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마취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임신 35주, 42세, 체중 109 kg 임산부가 우측 상복부 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과거력상 2년 전 임신 23주에 자궁 내 태아 사망으로 자연 분만한 적이 있었고, 만성 고혈압 및 당뇨를 진단받고 치료 중이었다. 시험관 아기 시술로 쌍둥이를 임신하여 본원 외래 경과 관찰 중이었고, 전치 태반(placenta previa)으로 제왕절개 수술이 응급실 내원 일주일 후로 예정되어 있었다. 내원 당시 의식은 명료하였고 활력징후는 110/70 mmHg, 심박수는 62회/분, 체온 36.1°C, 맥박 산소포화도는 98%였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산부인과 초음파상 쌍둥이 중 일측 자궁 내 태아 사망, 나머지 태아의 태아곤란이 의심되어 응급 제왕절개 수술이 결정되었다. 입실 시 혈압은 158/72 mmHg, 심박수 144회/분, 맥박 산소포화도는 94%로 측정되었다. 즉시 100% 산소를 투여하면서 수술 준비와 동시에 전신마취를 유도하고 기관 내 튜브를 삽관한 다음 산소, 공기 및 sevoflurane을 이용하여 마취를 유지하였다.

수직으로 피부절개 후 자궁절개 직전 산부인과 의사는 복강 내 출혈이 있다고 하였고, 응급실에서 시행한 혈액검사를 수술실에서 확인한 결과 혈색소 13.4 mg/dl, 혈소판 124,000/μl, aspartate aminotransferase/alanine aminotransferase (AST/ALT) 119/77 IU/L, 소변검사에서 단백질 4+ 관찰되어 중증 전자간증 의심 하에 경련을 예방할 목적으로 수술 시작 직후 황산 마그네슘의 점적 투여를 하기로 하였다. 수술 시작 4분 후 2,500 g의 남아, 5분 후 2,240 g의 여아를 출산하였다. 분만 직후 산모의 혈압이 자동혈압계로 측정되지 않고, 경동맥에서 맥박은 약하게 촉지되었으나 맥박 산소포화도가 80%까지 떨어졌으며, 호기말 이산화탄소농도가 19 mmHg정도로 떨어졌다. 신생아 둘의 Apgar 점수가 각각 4점, 0점이라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2명을 호출하여 각각 한 명씩 신생아 소생술을 시행하였고 1분과 5분 Apgar 점수는 남아가 4점, 6점, 여아가 0점, 0점이었으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신생아 중환자실로 이송되었다.

간파열에 의한 복강 내 출혈이 지속되어 간담췌외과 의사를 호출하고 수액부하와 더불어 phenylephrine을 정주하였다. 곧바로 초음파 유도하에 오른쪽 쇄골하정맥에 중심정맥관(14 gauge)을 확보하였다. 동시에 다른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말초혈관을 확보(18 gauge)하고 왼쪽 요골동맥에 도관을 거치한 후 지속적으로 혈압을 감시하면서 혈액검사를 실시하였다. 분만 후 carbetocin 100 μg을 정주하였다. 요골동맥 도관 거치 후 혈압 66/47 mmHg, 심박수 132회/분으로 관찰되어 phenylephrine 과 norepinephrine의 지속정주를 시작하였다. 요골동맥에 도관을 거치할 때 시행한 동맥혈 가스분석 상 혈색소 7.1 mg/dl, pH 7.1, PaCO2 38 mmHg, lactate 5.3 mmol/L였고, 혈액검사 상 혈색소 8.8 mg/dl, 적혈구 용적률 26%, AST/ALT 360/237 IU/L, 혈소판 89,000/μl, prothrombin time (PT) 18.3초, 혈당 290 mg/dl였다. HELLP 증후군 의심 하에 농축적혈구 5 unit, 신선동결혈장 5 unit을 수혈하였고 혈소판 수혈을 준비하였다. 수술 중 활력징후는 혈압 80/50–120/80 mmHg, 심박수 100–110회/분으로 유지하였다. 간담췌외과 의사는 충전(packing) 및 배액관을 삽입하였고 수술을 마쳤다. 수술 종료 후 환자는 의식 및 자발 호흡이 돌아와 중환자실로 이송하였다. 수술시간은 3시간 5분, 마취시간은 3시간 14분이었다. 출혈량은 2,000 ml, 소변량은 120 ml였다. 정질액 3,400 ml, 교질액 1,000 ml, 농축적혈구 5 unit, 신선동결혈장 5 unit을 투여하였고, 수술 종료 시 혈액검사 소견상 혈색소 9.1 mg/dl, 적혈구 용적률 27.6%, 혈소판 56,000/μl, PT 21.2초였다.

고찰

HELLP 증후군은 출산 전 임신성 고혈압과 동반되어 나타나지만, 고혈압이나 부종 없이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한다[3,4]. 주된 증상으로는 상복부 통증, 단백뇨, 전신 무력증, 오심, 구토 등이며 진단은 용혈, 간효소 수치 증가, 그리고 혈소판 감소증 등으로 이루어진다. HELLP 증후군의 유병률은 임신 1,000건당 5–9건으로 발생률은 낮으나 심한 전자간증 환자에서는 10–20%의 유병률을 보인다[4,5]. HELLP 증후군 환자의 70%는 분만 전에 증상이 나타나고[2], 임신 27–37주 사이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6], 환자의 평균 연령은 전자간증 환자보다 높고 다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HELLP 증후군은 모성 및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데 그 중 간피막하 혈종의 파열은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임신의 1/40,000에서 1/250,000의 경우에서 발생하고 HELLP 증후군을 가진 환자의 1–2% 미만에서 발생한다고 한다[8]. 대부분 간우엽에서 일어나며[2,9], 간파열로 인한 모성 사망률은 18–86%, 주산기 사망률은 80%로 보고되고 있다[10].

HELLP 증후군에서 간피막하 출혈의 기전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간의 굴모양 혈관 내에 섬유소 침착으로 문맥주위 괴사, 간문맥동 폐쇄에 의한 혈관성 울혈이 간 내 압력을 증가시켜 글리슨낭의 확장이 일어나고 피막 내 혈종, 간파열이 발생하게 된다[4,11]. 따라서 전자간증 환자에서 우상복부 통증, 갑작스러운 저혈압, 어깨 통증, 오심, 구토, 두통 등이 있으면 간피막하 혈종 및 출혈을 의심하여 혈액학적 검사 및 간초음파, 복부컴퓨터촬영, 자기공명영상 등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하지만 임상적 증상 및 저혈압, 단백뇨 등의 징후가 확실히 나타나지 않으면 진단이 늦어질 수도 있다.

HELLP 증후군은 바이러스성 간염, 담관염, 면역 혈소판감소 자색반(immune thrombocytopenic purpura), 임신성 급성지방간(acute fatty liver of pregnancy), 용혈성 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혈전성 저혈소판성 자색반(thrombotic thrombocytopenic purpura), 전신성 홍반성 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us)과 유사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치료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진단적 접근이 필요하다[3].

치료는 환자의 활력징후가 안정적이라면 가능한 복부 충격을 피하고,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혈역학적 상태를 감시하면서 수액 및 혈액제제를 투여하는 동시에 반복적인 방사선학적 검사를 통해 병의 진행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12,13].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할 경우에는 충전, 그물막 부착포(omental patch), 간동맥 결찰, 부분 간 절제 등 수술적 치료를 계획하여야 하고, 조절되지 않는 출혈 및 간부전이 동반될 때에는 간이식 수술을 고려하여야 한다[3]. 따라서 간출혈이 동반된 HELLP 증후군 환자의 치료는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간담췌외과, 중환자 관리 진료팀, 이식진료팀 등의 여러 과의 경험 있는 전문가 집단의 팀워크가 필요하다.

본 증례의 경우 우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내원하였으나 혈역학적 상태가 안정된 상황이었고, 산모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복부컴퓨터촬영 등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할 수 없었다. 게다가 산부인과 초음파 상 일측 자궁 내 태아 사망과 다른 태아의 태아곤란으로 응급실에서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신속히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수술 중 확인된 응급실에서 시행한 소변검사에서 단백뇨 4+였던 점을 보아 이미 중증 전자간증으로 진행 중이었으며, 응급실에서의 우상복부 통증, 그리고 수술실 입실 시 경미한 고혈압 소견으로 보아 중증 전자간증이지만 복부 출혈이 진행하면서 고혈압 소견이 상쇄되어 더욱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생각된다. 응급실에 내원해서 응급수술이 시작되기까지 2시간 동안 중증 전자간증과 함께 간파열에 의한 복부 출혈을 동반한 HELLP 증후군으로 급속도로 이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에서 HELLP 증후군에 동반한 간피막하 출혈이나 급속히 진행된 간파열의 증례 보고는 없었다. Wicke 등[8]은 10년 동안 후향적으로 5건의 간피막하 출혈을 보고하였고 이중 3건은 보존적 치료, 2건은 수술적 치료를 하였는데, 그 중 1건은 간이식을 시행하였다.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 질환은 임신 중 출혈, 감염성 질환과 함께 모성 사망 및 이환의 3대 주요질환에 속하며, 주산기 사망 및 이환의 주요 원인 질환이다. 임신 중 고혈압 질환은 크게 만성고혈압, 임신성 고혈압, 전자간증-자간증, 가중 합병 전자간증의 4군으로 분류할 수 있고, 본 증례에 해당하는 가중 합병 전자간증은 실제로 만성 고혈압이 있는 산모에서 고혈압의 악화인지 가중 합병 전자간증이 발생한 것인지 임상적으로 판단이 쉽지 않다[14]. 일반적으로 가중 합병 전자간증은 전자간증에 비하여 이른 주수에 발병하고 자궁 내 태아 발육지연을 동반하는 경우가 자주 보고되는데[14], 본 증례의 경우 임신 35주까지 전자간증이 나타나지 않았고 자궁 내 태아 발육지연도 나타나지 않았다.

본 증례는 임신기간 중 별다른 이상 없이 건강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상복부통을 호소한지 몇 시간 만에 간파열에 의한 복강 내 출혈을 동반한 급격히 진행된 HELLP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중증 전자간증 산모가 자궁 내 일측 태아 사망으로 인해 응급수술을 하게 되어 수술 중에 발견된 증례라고 여겨진다.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임신과 관련한 고혈압의 산모에 있어서 임상 증후 및 증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자간증-자간증, HELLP 증후군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겠다. 특히 중증 전자간증-자간증 산모의 경우 급격하게 상태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에 따른 상황에 대비하여 마취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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